화투 마흔여덟 장은 열두 달로 나뉘고 달마다 꽃이 하나씩 붙습니다. 화투점(재수떼기)에서 넉 장이 다 모인 달을 찾았다면, 그 달의 꽃이 곧 오늘의 점괘입니다. 열두 달을 한자리에 모아 두었습니다.
※ 여기서 말하는 1월·2월은 화투 패의 순서를 가리킵니다. 달력의 그 달이 아닙니다.
| 달 | 꽃 | 상징 | 한마디 |
|---|---|---|---|
| 1월 | 송학 | 시작 · 좋은 소식 | 새로운 문이 활짝 열린다 |
| 2월 | 매조 | 인연 · 기다림 | 기다리던 소식이 온다 |
| 3월 | 벚꽃 | 나들이 · 만남 | 꽃자리에 사람이 모여든다 |
| 4월 | 흑싸리 | 구설수 · 다툼 | 말조심하면 탈이 없다 |
| 5월 | 난초 | 잔치 · 먹을 복 | 먹을 복이 들어온다 |
| 6월 | 모란 | 길조 · 기쁨 | 활짝 핀 꽃처럼 기쁜 일이 온다 |
| 7월 | 홍싸리 | 결실 · 횡재 | 뜻밖의 복이 굴러 들어온다 |
| 8월 | 공산 | 밤 · 기다림 | 서두르지 말고 달이 차길 기다린다 |
| 9월 | 국화 | 술 · 무병장수 | 국화주 한 잔에 시름을 던다 |
| 10월 | 단풍 | 갈무리 · 변화 | 묵은 시름을 단풍처럼 떨군다 |
| 11월 | 오동 | 돈 · 권력 | 봉황이 깃드니 큰 복이 든다 |
| 12월 | 비 | 손님 · 소식 | 비 오는 날, 손님이 든다 |
솔과 학은 십장생에 함께 드는 짝입니다. 오래 사는 것들만 모아 그린 그림에서 나란히 서 있던 둘이 이 패에 그대로 왔습니다. 한 해를 여는 자리답게 광이 든 달입니다.
매화는 사군자의 첫째이자 세한삼우의 하나입니다. 눈 속에서 먼저 피는 꽃이라 기다림의 패로 읽습니다. 첫째 달 소나무와 짝이 되는 대목이 있습니다.
꽃 아래 걸린 줄무늬 천은 구름이 아니라 휘장입니다. 꽃놀이 풍경입니다. 붉은 띠 석 장, 곧 홍단이 이 패에서 마무리됩니다.
싸리가 아니라 등나무이고, 그림도 뒤집힌 채 굳었습니다. 새의 이름도 다섯 개가 넘습니다. 어긋난 이름들이 한 패에 겹친 자리라 상징도 구설수입니다.
난초도 창포도 아닌 물가의 붓꽃입니다. 그래도 창포로 읽어 온 데에는 단오라는 명절이 있습니다. 물 위에 놓인 다리는 사람이 건너오는 길입니다.
꽃 중의 임금입니다. 신라 설총이 「화왕계」로 임금을 나무랄 때 세운 꽃이 이 꽃이었습니다. 우리 옛 그림에서는 모란에 나비를 그리지 않는 법도가 있었습니다.
이쪽은 진짜 싸리입니다. 멧돼지는 앞뒤 없이 달려드는 짐승이기도 하고, 『삼국사기』에서 도읍 자리를 알려 준 짐승이기도 합니다.
마흔여덟 장 가운데 가장 비어 있는 패가 여기 있습니다. 기러기가 편지를 나르는 새가 된 내력은 『한서』 소무전에 있습니다.
봄을 다 흘려보내고 서리 내릴 무렵에야 피는 꽃입니다. 술잔이 그려진 패는 마흔여덟 장 가운데 이 한 장뿐이며, 중양절의 국화주에서 왔습니다.
사슴은 본래 울어서 무리를 부르는 짐승인데, 이 패의 사슴은 혼자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푸른 띠 석 장, 곧 청단이 여기서 마무리됩니다.
봉황은 오동이 아니면 앉지 않는다고 『장자』가 적었습니다. 오동은 딸을 낳으면 심어 두었다가 시집갈 때 장롱을 짜던 나무이기도 합니다. 띠가 없는 달입니다.
넉 장 모두에 버들가지가 드리운 유일한 달입니다. 버들은 떠나는 이에게 꺾어 주던 나무였고, 비는 오는 것입니다. 한 해가 여기서 닫힙니다.
운이 잠시 막혔다고 봅니다. 나쁜 뜻이 아닙니다. 오늘은 크게 벌이지 말고 한 박자 쉬어 가라는 신호입니다. 예부터 이런 날은 그 자체로 액땜이라 하여, 무리하지 않고 지나가면 도리어 탈이 비껴간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