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점 5월 패 뜻 · 국수 · 잔치 · 먹을 복
먹을 복이 들어온다.
※ 화투 열두 달 가운데 다섯째 달 패를 이릅니다. 달력 5월의 운세가 아닙니다.
물가에 창포가 곱게 핀 패입니다. 뜻밖의 음식 대접이나 먹을 복이 따르는 자리입니다. 잔칫상, 국수 한 그릇처럼 정겨운 자리가 생기니 함께 나누면 복이 곱절이 됩니다. 누군가를 불러 한 끼 대접할 일도 생깁니다.
난초라 부르지만 난초가 아닙니다. 그림에 핀 것은 잎이 칼처럼 곧게 선 물가의 붓꽃입니다. 흔히 창포라고도 하는데, 단오에 머리를 감던 그 창포와는 또 다른 풀입니다. 넷째 달 흑싸리가 그랬듯 이 패도 이름이 한 번 어긋난 채 굳었습니다.
그래도 다섯째 달을 창포로 읽어 온 데에는 까닭이 있습니다. 음력 오월 초닷새가 단오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여인들은 창포를 뿌리째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았습니다. 머리카락이 세지 않고 윤이 난다 하였고, 무엇보다 잡귀를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창포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꽂기도 했습니다.
단오는 먹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수리취를 뜯어 떡을 쳤습니다. 그네를 뛰고 씨름을 하고, 그 뒤에는 반드시 상이 차려졌습니다. 다섯째 달 패의 상징이 하필 먹을 복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오월은 한 해 가운데 사람이 모여 무언가를 나눠 먹던 달입니다.
열끗을 보면 푸른 물결 위로 노란 널판이 몇 장 걸쳐져 있습니다. 다리입니다. 원래 그림은 여덟 쪽 널을 놓은 저쪽의 이름난 물가를 그린 것이라 하는데, 우리가 이 패에서 읽어 온 뜻은 조금 다릅니다.
다리는 건너오라고 놓는 것입니다. 물가에 다리가 있다는 말은 오가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사람이 오면 상을 봅니다. 먼 데서 누가 온다는 소식과 밥상이 차려진다는 소식은 옛날에 같은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패의 복은 혼자 받는 복이 아닙니다. 얻어먹는 밥이 약이 되고 대접한 밥이 복이 된다는 풀이가 여기서 나옵니다.
다섯째 달은 열끗 한 장, 띠 한 장, 홑껍데기 두 장입니다. 광은 없습니다.
붓꽃 아래로 물이 흐르고 널다리가 놓입니다. 멀리서 찾아온 이와 한 상 나눌 일을 뜻합니다.
글씨 없는 민무늬 붉은 띠입니다. 넷째 달과 같은 초단이니, 홍단 석 장과는 따로 셉니다. 약속한 모임이나 잔치가 성사되는 자리로 읽습니다.
칼처럼 선 잎에 푸른 꽃이 달린 두 장입니다. 소박한 끼니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날들입니다.
재수떼기는 손패를 한 장씩 깔아 같은 달 넉 장이 모이는지를 보는 점입니다. 난초가 넉 장을 채우면 그날은 사람과 음식 쪽으로 기운이 몰립니다.
푸른 꽃에 검고 긴 잎이라 판에서 눈에 잘 들어옵니다. 다만 여섯째 달 모란도 붉고 화려해 함께 깔리면 화면이 소란해지니, 잎이 칼처럼 곧게 섰으면 난초라고 보면 틀리지 않습니다.
밥 약속이 들어오거든 마다하지 마십시오. 이 패의 복은 상 위에서 옵니다. 얻어먹기가 미안하거든 다음 자리를 당신이 내겠다고 하면 그만입니다. 오고 가는 사이에 정이 쌓입니다.
다만 먹는 자리에는 늘 말이 따릅니다. 넷째 달에서 조심하라던 그 말입니다. 상 앞에서는 먹는 이야기만 해도 충분합니다.